5장. 학업 중단
3. 학업 중단의 원인
학업 중단 원인은 아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한 가지 요인에서 학업중단이 발생한다기보다는 여러 요인이 상호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다발적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향성을 띤다.
1) 개인 요인
학자들이 공통으로 주장하고 있는 요인은 청소년의 낮은 자아존중감, 자아 통제력, 충동성, 우울, 사회성 등이다(공윤정 외, 2012).
하지만 학업중단 원인이 자기효능감, 충동성, 공격성 등의 개인의 심리적 요인만이 아니라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학업 중단 원인의 개인 요인에 대한 차이는 학업 중단의 자발적 여부에 따라 청소년의 개인 내적 성향도 달라짐을 의미한다. 가령, 학교의 학업성취 수준의 기대가 낮아서 검정고시나 유학 등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는 다른 학업 중단 청소년보다 높은 자아존중감을 볼 수 있으며, 학업 중단을 위한 여러 가지 준비 과정을 거치기에 충동성이나 통제력 상실 등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 외에 요인으로 신체적 · 정신적 장애, 개인 흡연, 약물, 임신, 성행동, 가출 등의 비행 경험, 노동시장 참여 여부 등이 있다.
2) 가정 요인
가정 요인은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기보다는 가정 문제로 인해 청소년의 위험 행동이 증가하고 학업 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이혼, 재혼, 사별 등으로 가족의 구조가 변경되거나 가정이 해체될 경우 청소년의 정서에 영향을 주어 학업 중단이 발생한다. 가족구조가 변화되는 가운데 가족의 기능적 측면이 소홀해져 청소년이 학업에 무관심해지고 비슷한 처지의 청소년과 어울림으로써 학업을 중단하기도 한다. 정연순과 이민경(2008)은 가족 간의 갈등, 부모의 돌봄 부족, 무관심에 의한 방치, 부모의 부재 등으로 어려서부터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면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학교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고 비행집단과의 교류가 학업 중단을 야기한다고 보고했다. 더 심각한 사례로는 부모의 음주, 외도, 도박, 가정폭력, 학대 등 가정에서의 역기능적 경험은 청소년의 학업 중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Frankline, 1992). 류방란 등(2007)의 연구에서는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 등의 학생일 경우, 부모의 학업이나 진로 지원이 약하거나 가정폭력 경험이 많은 학생일 경우 학교 부적응 행동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학업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다.
가족의 소득이 낮을수록 청소년은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게 되는데, 아르바이트 기간이 길수록 학교와 수업에 결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노동 참여는 차후 학업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지지나 적극적인 중재와 같은 긍정적인 행동이 청소년의 학교 적응에 있어 중요한 보호 요인이 된다.
3) 또래 요인
학교에서의 또래 관계는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보호 요인이기도 하지만, 학업 중단을 조장하고 비행에 연루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손충기 외, 2012). 학교에서 혼자 지내거나 친구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청소년 중 일부는 학교 밖으로 이탈한 청소년과 어울리게 되며, 이러한 비슷한 특성과 처지에 있는 또래 간의 연대는 비행 행동을 촉진한다. 이와 관련, 구자경(2003)은 자퇴한 친구가 주위에 있는 경우 영향을 받는다고 기술하고, 김영희 등(2013)은 '학교 밖 교우와 놀고 싶고, 또 친구가 학교를 그만두자고 해서 그만두게 되었다'는 청소년의 응답에 주목하고 또래 요인이 학업 중단 원인으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해수 등(2007)도 소년 보호 교육기관 청소년에게는 학업 중단에 있어 비행 친구와의 관계가 특징적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고, 아르바이트 하다가 힘들어지거나 어려움을 겪게 되면 결국 비행친구로 인해 나쁜 유혹에 빠진다고 하였다.
이처럼 가정에서 청소년에게 무관심하거나 밀어내는 가운데 일탈 교우의 일탈행위로 끌어내는 힘이 있을 경우 청소년은 학업 중단을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주영, 정제영, 2015).
4) 학교 요인
청소년의 학업 중단 사고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초 · 중학생은 미인정 유학(유예)이 약 32.0% 정도에 해당, 고등학생은 학교 부적응이 49.9%로 학업 및 학교 교칙 부적응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교육부, 2013). 학업 위주로 진행되는 학교문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성적이 낮거나 결석이 잦고 수업 시간에 딴짓하거나 상급 학교로의 진학 기대가 낮을수록 학업에서 중도 탈락할 확률이 높아진다(류방란 외, 2007; 이소래, 2001).
또한 학교 안에서 집단따돌림과 같이 교우 간의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또래 관계의 소원함에서 오는 불편함과 소외감을 견디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 및 교사와의 관계의 어려움이나 갈등 즉, 교사의 차별 대우, 방임, 학생에 대한 편견, 낙인, 징계, 벌점 부여 등의 이유 등이 학업 중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편, 학교는 청소년의 학업 중단을 예방하기보다는 '학교관리'의 입장에서 오히려 문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빨리 '솎아내려는'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되었다(정연순, 이민경, 2008).
이 외에도 학급당 학생 수가 많고 지나치게 엄격한 교칙 등이 학업 중단 결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학업을 강조하는 분위기, 낮은 학교 소속감, 교육과정의 획일성, 비민주적 학교 운영도 영향을 미친다.
5) 지역사회 요인
지역사회 요인 가운데 유해환경이나 향락산업이 청소년의 가출과 비행, 학업 중도 탈락을 조장한다는 주장이 논의되었다. 또한 청소년에 대한 지지환경 부족,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보호 체계 미약(배회, 외박 등이 가능한 환경 등), 대중문화의 확산도 청소년 학업 중단의 영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학업 중단 요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중학생의 경우 학업 중단 가능성이 높은 학생 변별하는 주요 요인으로 성별, 무단결석, 무단조퇴, 가출, 친부모와의 동거 여부, 부모의 폭력성 정도, 친구의 무단결석, 학업중단 친구 여부 등이 있다. 가장 큰 영향 요인은 무단결석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단조퇴, 가출, 친구의 무단결석 순이었다. 무단결석이 많은 경우, 중학생은 학업 중단이 2.0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의 경우 학생의 무단결석 및 무단조퇴, 수업 시간 무단이탈, 가출, 부모와의 대화시간, 부모의 폭력성 정도, 친부모와의 동거 여부, 월평균 가구소득, 부모의 교육지원, 부모의 학업에 대한 억압 정도, 학교의 생활지도 엄격성이 학업 중단 변별력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고등학생의 학업 중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단조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다음으로 무단결석, 부모 폭력, 가출, 부모의 학업에 대한 억압 정도, 학교 생활지도 엄격성, 부모와의 대화 정도 순이었다.
학업 중단의 영향 요인으로 무단결석, 무단조퇴, 가출, 친부모 동거 여부, 부모의 폭력성 정도는 중 · 고등학생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요인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