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학교폭력
3.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처
2) 학교폭력 예방
⌜학교폭력예방법⌟ 제15조에 따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장은 학생에게 예방 교육을 학기별로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며,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 2회 이상, 교직원을 대상으로 학기별 1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 교육 외에도 학교에서는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하여 교내 순찰 지도를 하기도 하고, 학교폭력 예방 UCC 공모전이나 학교폭력 예방 연극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일정 훈련을 받은 후 또래의 친구를 상담해 주는 또래 상담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차 5개년 계획의 하나로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유사한 형식으로 또래 학생의 갈등을 돕는 또래 조정 프로그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주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중요시하는 사회가 될 때 진정으로 학교폭력이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3) 학교폭력 피해 학생에 대한 대처
(1) 특성
누구나 다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점점 피해 학생의 특성이 광범위해지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되기 쉬운 학생이 있는데, 크게 수동적 피해자와 도발적 피해자로 구분할 수 있다(Olweus, 1994).
수동적 피해자는 쉽게 '약한' 학생으로 신체적 · 심리적으로, 사회적 관계에서 취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신체적으로 약하거나 지능이 낮거나, 심리적으로 자존감이 낮고 수동적 · 복종적이어서 다른 친구의 놀림, 폭행 등에 저항하지 못한다. 또한 또래 관계에서 기술이 부족해서 친구도 거의 없고, 위험에 직면 시 도와줄 친구도 거의 없다.
도발적 피해자는 '튀는' 학생으로 잘난 척하고, 이기적이며 화를 잘 내서 다른 친구와 잘 지내지 못하는 학생이다. 이들은 자기 행동의 문제점을 잘 모르기 때문에 행동의 변화가 오기 쉽지 않으며, 피해 학생에서 가해 학생으로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 증상
학교폭력 피해 학생은 신체적 · 심리적으로 상당히 상처받는다. 단순 신체 폭행 외에도 신체적 장애를 경험하는 학생도 있고, 불안과 우울, 분노 등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다. 특히 성폭행이나 집단따돌림 등을 심하게 당한 경우 트라우마가 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기도 하고 자살에 대한 사고 및 충동을 강하게 경험하기도 한다.
(3) 개입
학교폭력 학생에 대한 개입은 즉각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폭력의 피해 정도가 경미하다면 사건 처리를 우선으로 할 수 있다. 사건 해결과 관련해서 피해 학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피해 학생의 요구에 따라 가해 학생의 사과, 처벌, 치료비 합의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면 심리상담 및 치료가 우선 또는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가해 학생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며, 이후 학교폭력을 다시 당하지 않고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4)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대처
(1) 특성
가해 학생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성은 공격성, 충동성, 낮은 공감 능력 등이다. 특히 공격성은 뇌 신경계의 장애로 인해 공격 성향을 통제하기 어렵다(정종진, 2013)는 유전적 요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등과 관련있다. 그 외 과시욕(자기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 지배욕(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이 강한 편이며, 특정 이익(예: 금품갈취)을 얻기 위해 폭력 행동을 하기도 한다. 특징적인 점은 학교폭력의 피해를 경험한 학생일수록 가해 학생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2) 개입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개입의 목표는 재발 방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해 학생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화에 대한 동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행동 변화에 대한 동기를 갖게 해야 하며, 동기가 생긴 후에는 충동 조절, 분노 완화, 사회기술 훈련 등을 통해 다시 학교폭력을 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또 학교폭력 가해 학생은 주변인 등에 쉽게 동조되기 쉽다. 본인이 다시는 학교폭력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더라도 주변에서 부추기면 쉽게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주변 친구, 선배, 폭력 서클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이들과 분리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5) 학교폭력 방관자에 대한 대처
(1) 특성
학교폭력 발생 상황에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그리고 목격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 이들을 방관자라 한다. 펠슨(1982)은 상호 간의 분쟁이 야기되었을 때 제3자가 존재하는 것은 언어적 분쟁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신체적 싸움으로 발전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방관자는 갈등을 자극하고 폭력을 인정하는 선동적 역할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폭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즉, 학교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학교폭력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 사람도 방관자다. 간접적으로 학교폭력을 목격함으로써 대리학습을 할 수도 있고, 대인관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지속해서 학교폭력을 목격할 경우, 친구를 도와줄 수 없다는 무력감이 만성화되고 자존감이나 자기효능감이 저하되기도 한다.
(2) 개입
방관자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더 이상 방관자로서 남아있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교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생각해서 다른 친구와 힘을 합치면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관자에 대한 개입 프로그램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아직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시우보우 프로그램과 법무부에서 개발한 행복나무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시우보우 프로그램은 '친구를 보면서 친구를 보호하자'라는 의미로 사례에 따라 친구로서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으며(곽금주, 2008), 행복나무 프로그램에 전체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와 대처와 함께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친구를 도와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이규미 외, 2014).
6) 부모에 대한 대처
(1) 특성
학교폭력 피해 학생 및 가해 학생의 부모는 다양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다. 학교폭력 사건을 처음 인지했을 때는 당황하고, 죄책감을 갖기도 하고, 특히 피해 학생 부모의 경우 가해 학생과 학교에 대한 분노 등을 경험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이러한 심리적 고통을 뒤로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초기에 부모가 개입을 잘하면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고 자녀의 상처를 줄일 수 있지만, 부모의 잘못된 개입은 문제를 확대하고 자녀에게 상처만 준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2) 개입
학교폭력의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부모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녀 문제에 객관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히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① 마음을 안정시키기
학교폭력 사건을 인지하게 되면 피해 학생의 부모는 내 아이가 학교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에 놀랄 뿐 아니라 죄책감에 휩싸이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며, 가해 학생의 부모 역시 내 아이가 가해자라는 것에 당황해하고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마음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사건이 알려지게 되면 가장 힘든 것은 자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가 먼저 마음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② 자기 자신을 비난하지 말기
학교폭력 사건을 인지하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는 학교폭력이 일어날 때까지 대처하지 못한 자기 자신을 비난하고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자녀가 다시 학교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보다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③ 객관적으로 생각하기
학교폭력 사건은 피해 학생 부모에게는 끔찍한 일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가해 학생과 이렇게
될 때까지 방치한 학교에 대한 분노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문제를 확대시킬 수 있고, 자녀의 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
가해 학생 부모 역시 자기 자녀가 받을 피해를 생각해서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자기 자녀는 문제가 없다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문제를 더 확대시키는 원인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녀가 향후 유사한 행동을 반복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부모는 감정적으로 보다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하며, 특히 가해 학생의 부모는 상대방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나타나는 부모의 잘못된 태도> • 피해 학생 부모 - 타인의 이목 때문에 문제를 덮으려고 함 - 자녀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화를 냄 - 법적인 강한 처벌과 과도한 보상을 받아 내려고 함 • 가해 학생 부모 - 자기 자녀는 잘못한 것이 없고 피해 학생이 문제라고 함 - 자녀에게 자신이 다 해결해 줄 테니 기죽지 말라고 함 - 자녀를 포기했다며 학교폭력 사건에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음 |
④ 자녀를 위한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학교폭력 사건은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부모 모두 만족하는 결과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가해 학생의 부모는 가능한 한 경미한 처벌을 원한다. 하지만 자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이 있다면 수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