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담의 기초_Ⅰ

1. 청소년상담의 필요성과 의의

1) 청소년상담의 필요성

 청소년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실존적으로 급격한 변화와 발달을 경험한다. 청소년은 자신의 독립된 삶을 꿈꾸며 미래를 준비한다.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실존적인 변화와 요구를 감당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사회 또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개인적 변화와 더불어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주변 환경은 청소년을 위협할 만하다. 

 청소년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 요인 중 가족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안식처이자 안전지대여야 할 가정이 가정폭력, 아동학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정해체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머니의 취업으로 맞벌이 가구, 주말 부부 가구 등이 늘어나면서 청소년의 가정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고, 가족 간의 의사소통의 부재, 높은 성적만 강조하는 부모의 교육열 또한 현대 가족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청소년에게 제2의 가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학교 역시 청소년의 발달을 돕기보다는 그들을 재촉하고 압박하고 평가하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학교는 본래 배움의 욕구를 채워주고, 청소년의 사회 · 문화 · 예술적 발달을 촉진하며, 삶에 대한 적응 능력을 키워주고, 삶의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가정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심리적 · 정서적 지원까지 해 주어 사회에 나아가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기관이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입시에만 매달려 학생을 평가하고, 왕따나 따돌림 및 폭력의 온상이 되어 가고, 자살과 자해의 현장이 되어가는 매우 안타까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또한 성인 사회의 가치관 부재와 부도덕한 기성 사회의 퇴폐문화가 정체감을 형성하고 있는 청소년의 심리 · 사회 · 정서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락과 쾌락주의에 따른 과소비, 정보 및 문화 격차 등은 청소년에게 소외감과 허영심, 음란 등을 제공하고 있다. 부도덕한 성인문화에서 파생되는 청소년 유해업소의 폐해와 대중매체의 역기능 등 사회환경적 요인은 모방심이 강한 청소년에게 교육상 악영향을 주어 각종 일탈, 비행, 범죄 등의 청소년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화 시대에 따른 외국문화의 급속한 유입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스마트폰 및 인터넷 과몰입, 도박, 음식, 성형과 같은 중독행위, 알코올을 비롯한 흡연, 각성제, 카페인, 향정신성 약물, 흡입제 등과 같은 물질 중독이 매우 빠르게 확산하여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매체의 과몰입과 중독은 청소년의 분노 폭발이나 우울, 불안, 충동성, 공격성 등 정신건강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청소년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 범죄 수준으로까지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 노출되는 청소년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그들이 받은 상처, 아픔, 고민, 절망을 극복하여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돕기 위해 청소년을 위한 상담이 매우 필요하다.

 

2) 청소년상담의 의의

 급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문제는 갈수록 예측불허하며 그 심각성이 강화되고, 조직화, 지능화, 저연령화, 범죄화되어 가고 있다. 일반적 청소년문제는 청소년기의 특수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정서적 · 심리적 불안전성에서부터 진학 문제, 이성 문제, 친구 문제, 가치관의 갈등 등 개인적인 문제가 다뤄졌는데, 최근에는 비행과 일탈, 범죄, 반사회적 행동과 퇴행이 문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스마트폰 중독, 문신, 언어폭력, 자해, 안전불감증(스몸비, 무면허 운전 등), 스포츠도박, 강제 심부름(셔틀), 사채놀이, 인기 BJ 우상화, 사이버 집단 괴롭힘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문제인데, 이는 세계 공통으로 심각한 국제적 위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승현, 강지현, 이원상(2015)의 연구에 의하면,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46.6%였고,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학생은 56%, 고등학생은 43.1%가 사이버공간에서 피해를 봤다고 했다. 학교폭력도 사이버폭력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나타나 우리 사회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청소년 위기 문제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청소년문제는 가정이나 학교 차원이 아닌 지역사회나 국가가 함께 나서서 대책 마련과 실행에 힘써야 한다. 가정–학교 – 지역사회 – 정부부처 간 연계시스템 구축 및 가동이 필요하다. ⌜청소년기본법(1990)⌟이 제정되면서 청소년 상담은 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영될 기초를 마련했다. 이 법은 한국 청소년상담원과 시·군·구 단위의 청소년상담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청소년 상담의 대중화를 도모할 수 있는 정책적 시발점이 되었다(한국 청소년개발원, 2004) 현재는 교육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많은 정부부처에서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문제 예방과 치유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좀 더 체계적인 연계시스템이 구축, 실행되어야 한다.

 청소년 문제가 다양한 분야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에 상담적 차원에서 청소년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문제는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 문제가 성인기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령, 청소년기에 알코올과 물질을 사용한 경험은 성인기의 알코올과 물질 중독으로 이어지는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하고, 장기간 사용하면 청소년의 두뇌 기능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남용을 넘어 중독으로 이어지는 게임중독, 스마트폰 중독, 약물중독, 인터넷중독 등 다양한 청소년문제는 타 질환에 비해 재발 우려가 높아서 완치가 매우 어렵고, 우울, 불안, 강박, 자살 위협 등의 2차적인 질환을 야기한다. 

 청소년은 청소년기에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적응하면서 발달시켜 나가는 사회적응 양식은 청년후기를 통해 안정되고 성인기에 사회적응 양식의 기본이 된다. 적응적이고 긍정적인 생활양식과 태도가 청소년기에 발달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을 경우 평생에 걸쳐 왜곡되고 손상된 심리 · 정서 · 행동적 문제의 어려움과 고통을 감당해야 한다. 

 청소년 상담은 청소년의 기본적인 권리 또는 인권적 관점, 예방적 관점, 사회 복지적 차원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청소년 상담은 청소년의 건강한 삶의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청소년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들의 생존권, 학습권, 행복권 등을 보장해 주는 차원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청소년 상담은 청소년문제의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과 예방으로 한 개인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우리 사회의 건강과 복지 수준의 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문제를 방치할 경우 문제의 심각화는 물론, 문제를 처리하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