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발달과 맥락_Ⅳ

2. 가족

2) 가족관계와 청소년 발달 

 

(2) 청소년기 가족관계의 주요 주제들

① 갈등

 세대차(generation gap)는 세대 간의 갈등을 의미하는데, 가치와 태도, 취향에 대하여 세대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부모와의 갈등은 청소년기에 시작되는데, 청소년과 부모 양측의 변화로부터 기인한다고 본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신체적, 인지적 성숙과 더불어, 충분한 시간으로 자기 미래를 확장하면서, 힘이나 지위를 축적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반면, 중년기에 위기를 맞게 되는 부모는 신체적인 자신감이 감소하고, 시간 조망이나 미래 전망이 축소되고, 인생에서 자기가 주도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점차 제한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가족생활주기의 이 단계가 청소년에게는 무한대로 확장되는 시기라면, 부모에게는 지난 시절의 선택만을 감수해 나가야만 하는 시기다. 하지만 청소년과 부모 간의 거리감과 갈등이 증가함에도 부모는 청소년에게 여전히 중요한 자원으로 남아있게 된다.

 청소년과 부모와의 갈등은 주로 일상적인 일에 관한 것이다. 갈등의 주제로는 청소년의 사회생활과 의상, 책임소재, 학교생활, 가족관계, 사회적 관습을 들 수 있다. 

청소년의 사회생활과 의상에 대한 내용으로는 이성 친구, 야간외출, 의상 및 헤어스타일이 포함되고, 책임소재에 대한 내용으로는 청소년이 해야 할 일, 소비 형태, 개인 소지품, 방이나 소유물의 간수가 포함되고, 학교생활에 대한 내용으로는 청소년의 학업성취나 학교 행동 및 학교에 대한 태도가 포함되고, 가족관계에 대한 내용으로는 미성숙한 습괃, 부모에 대한 존경 수준 및 태도, 형제자매와의 싸움, 친척관계가 포함되며, 사회적 관습으로는 음주, 약물, 비속어 사용, 성적 행동, 규칙 위반이 포함된다. 이런 동일한 사항에 대해서 부모는 해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범, 관습을 강조하지만, 청소년은 개인적 선택이라고 생각하면서 부모와의 갈등이 야기된다.  

 이러한 갈등은 청소년기를 거쳐 변화한다. 청소년은 어느 정도 부모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부모에게서 독립하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부모 또한 자녀가 독립하기를 원하면서도 부모에게 계속 의존해 주기를 바라는 양면성을 보이게 된다(허혜경, 김혜수, 2010). 

갈등의 빈도는 청소년 초기 증가했다가 점차 약화하며, 갈등의 강도는 청소년 초기부터 중기까지 증가하다가 점차 안정되는 경향을 보인다(Smetana, 2011). 

 청소년이 지각한 높은 가족 갈등과 부정적 의사소통은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과 연관되며(여종일, 2015), 가족 갈등이 높고 가족구성원 간의 유대감이 낮은 것은 12세에서 21세에 불법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하는 것과 연관되고, 가족 갈등은 청소년 가출 사유 중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요인이다.

 

② 자율성

 자율성이란 스스로 사고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으로, 독립적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정서적, 행동적, 인지적 요소를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자율성은 가족구성원이나 또래와의 밀접한 관계에서의 변화를 의미하는 정서적 자율성,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진행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행동적 자율성, 독립적인 가치와 의견, 신념을 형성하는 인지적 자율성으로 구분된다(Steinberg, 2011).

 청소년 초기에는 행동적 자율성을 시도하며 중기에는 성인과 유사한 자율성을 갖기 시작하는데, 청소년과 부모의 관계는 비대칭적인 불평등에서 시작했다가 전차 동등한 관계로 변화하게 된다. 정서적 자율성은 개별화와 연관되는데, 개별화는 가까우면서도 독립성을 격려하는 가족관계를 통하여 형성될 수 있다. 부모 양육 유형이 권위적이어서 부모가 따뜻하면서도 확고하다고 느낄 때 청소년의 개별화는 촉진된다. 청소년은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 인지적 변화를 경험하며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되고 행동적 자율성을 보이지만, 청소년 초기에는 또래 압력을 많이 받게 되었다가 점차 또래 압력의 영향을 적게 받고 자조 능력이 향상되고, 인지적 자율성의 측면에서 청소년은 정치적 신념이나 종교적 이상에서 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③ 의사소통

 의사소통에 대한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구조적 관점에서는 의사소통을 메시지나 정보의 송수신 과정으로 보며, 기능적 관점에서는 기호를 사용하는 행동으로 간주하고, 의도적 관점에서는 한 개인이 타인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자극을 보내는 과정으로 정의한다(유영주 외, 2013). 

 부모–자녀 간의 의사소통은 상호 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며, 자녀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중요해진다. 의사소통이 원만하면 서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으며,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 의사소통 방식 중 완전 통로형 의사소통망(또는

전채널 의사소통망)은 원만한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데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의사소통 방식을 알려져 있다. 

완전 통로형은 모든 가족구성원 사이에 모든 방향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유형이다. 

수레바퀴형(또는 차륜망)은 가족 내 중심이 되는 한 사람은 모든 가족구성원과 의사소통하지만, 다른 가족구성원은 중심이 되는 가족 내 한 사람하고만 의사소통하는 수레바퀴의 바퀴통 역할을 한다. 그 예로, 수레바퀴형에서 어머니가 가족 내 중심이라면 자녀와 아버지는 직접 대화하지 않고 어머니를 매개로 소통하는 경우이므로 완전 통로형보다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의사소통 유형으로 반영적 경청과 나–전달법은 부모와 청소년 간에 효과적인 대화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