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발달과 맥락_Ⅲ

2. 가족

2) 가족관계와 청소년 발달

(1) 부모–청소년 관계와 형제자매관계

 

 청소년기는 생물학적 변화와 더불어,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 인지적 변화와 독립, 정체성이 강조되는 사회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다.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를 거치며, 가족관계는 수평적으로 변화하고, 또래, 학교, 매체의 영향력은 확장한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과 부모 간에 갈등이 증가하게 되지만 부모 양육은 청소년의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 양육 유형을 구분하는 방법 중 애정과 통제 또는 반응성과 요구성에 근거한 구분 방법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반응성과 요구성에 따른 구분 방법은 초기에 바움린드(Baumrind)가 제시한 세 가지 유형에 맥코비와 마틴(Maccoby & Martin, 1983)이 한 가지 추가한 것으로 부모 양육을 권위적, 독재적(또는 권위주의적), 허용적(또는 익애적), 무관심한 유형으로 분류한다. 

 반응성이란 자녀의 요구에 맞추어 주고 지지하고 인식함으로써, 부모가 자녀의 개별성과 자기주장을 길러 주는 정도를 말하고, 요구성이란 부모가 행동 조절, 직면,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자녀를 사회에 통합시키는 요구를 말한다. 

 권위적 부모는 반응성과 요구성이 모두 높은 편으로 따뜻하고, 확고하고, 자녀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합리적이고, 자녀 행동에 대한 궁극적 책임을 전제로 한 자율성과 자기 주도를 강조하며 양 방향적인 의사소통을 사용한다. 권위적 부모의 자녀는 심리적 안정을 얻고, 책임감을 갖게 되며, 지적 호기심을 보인다. 

 독재적 부모는 매우 요구적이지만 아동의 욕구에 반응적이지 않은 경우로, 아동의 독립적 행동을 격려 하지 않으며,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면서 자율성을 제한한다. 독재적 부모의 자녀는 낮은 수준의 자율성을 가지게 되며, 문제행동을 더 많이 보이며 수행 능력은 떨어진다. 

 허용적 부모는 반응성이 높으나 요구성은 낮은 경우로 부모가 자녀에게 요구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자녀가 마음껏 행동하도록 최대한 자유를 주는 것이 자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용적 부모의 자녀는 의존적이고 책임감이 없으며, 버릇이 없게 된다. 

 무관심한 부모는 반응성과 요구성이 모두 낮은 경우로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최소한의 시간과 에너지만을 투자하며, 극단적인 경우 방임적으로 될 수 있다. 방임적 부모의 자녀는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장기적 목표가 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반응성
		높음	낮음
요구성 (통제)	높음	권위적–상호적	권위주의적, 독재적
	낮음	허용적, 익애적	방임적, 무시하는, 무관심한

                           < 반응성과 요구성에 따른 부모양육 유형>

 

 권위적 부모양육은 자녀의 높은 책임감, 자신감, 사회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바람직한 부모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권위적 부모 양육이 자녀의 바람직한 사회정서 발달과 연관된 이유는 무엇일까? 권위적 부모 양육은 자녀에게 적합한 한계와 자율성을 제공하고, 자녀는 부모의 이러한 모습을 동일시하며 애착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위적 부모 양육의 특성인 양 방향적인 의사소통이 자녀의 사회정서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지발달을 증진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편, 부모–자녀 관계는 상호교류적인 관계로 사회적으로 성숙한 자녀가 권위적 부모 양육에 기여하고 그러한 부모양육이 자녀의 사회적 유능성을 증진하므로, 권위적 부모 양육이 자녀의 바람직한 사회정서 발달과 연관되었을 수 있다.

 부모 양육의 기능은 자녀가 성장하면서 변화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부모 양육과 관련하여, 라순드와 착센트미하이(Rathunde & Csikszentmihalyi, 2006)는 부모 양육을 지지와 도전의 두 가지 차원으로 분류했다.

 지지적인 것은 정서적 측면과 연관된 것으로, 지지적인 가족이란 부모가 청소년을 사랑하고 서로 도와주려는 가족을 의미한다. 

 도전적인 것은 인지적 측면과 연관된 것으로, 도전적인 가족은 청소년에게 높은 기대감과 기준을 제시하고, 학업 수행을 격려하며, 청소년의 강점을 평가하는 가족을 의미한다. 

 청소년은 지지적인 부모 양육을 통해 주체성을 확립할 수 있으며, 도전적인 부모 양육을 통해 자기에게 적합한 기술과 책임감을 습득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형제자매관계는 부모–청소년 관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고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의 형제자매관계는 더 평등해지고, 더 멀어지고, 감정적으로는 덜 강력해지지만, 관계의 질은 아동기의 형제자매관계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이다. 청소년기의 형제자매관계는 우정과 더 유사하다고 본다(Collins & Steinberg, 2006). 청소년의 형제자매는 부모와 비교했을 때 연령 차이가 작으며, 관심사가 유사하다. 이런 형제자매의 역할은 현대사회에서 커질 수 있는데, 가족 크기가 감소함에 따라 형제자매의 수가 줄어들며 형제자매 간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진다. 

 형제자매는 청소년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첫째, 손위 형제가 특정 운동팀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손아래 형제도 운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운동팀의 구성원이 되려고 노력할 수 있다. 

둘째, 손위 형제는 가족 내에서 손아래 형제의 보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손위 형제는 친구나 동료로 작용할 수 있다. 

청소년은 형제간 우애를 통해 친구와의 우정과 유사한 만족을 얻게 된다.

 그러나 형제자매는 긍정적 영향과 더불어 부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다. 가령, 형제자매관계는 청소년의 비행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유형, 성별 구성이나 연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형제 갈등이 크거나 손위 형제가 비행 행동에 참여하는 것은 손아래 형제의 비행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알코올을 포함한 물질 사용에도 영향을 주는데, 형제자매와의 상관은 부모–자녀와의 상관보다 높고, 손아래 형제보다 손위 형제의 물질 사용의 영향이 크며, 음주 형태는 나이 차이가 나는 이성형제자매보다 동년배인 동성 형제자매의 경우 더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형제자매가 물질 사용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전염' 이론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형제자매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공동의 친구를 가지는 공유환경을 형성하면서 물질

사용을 증가시키게 된다. 캐나다에서 물질 사용에 미치는 가족 영향을 대규모 건강 조사하여 분석했는데, 알코올 사용에서 손위 형제에서 손아래 형제로의 영향은 부모에서 자녀로의 영향보다 월등히 우세하였으며, 형제자매 연령 차이가 2년 이하일 때와 남자 형제일 때 일치도가 더 높았다(Rende, Slomkowski, Lloyd–Richardson, & Niaura, 2005). 이는 손위 형제의 음주가 모델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손아래 형제가 손쉽게 알코올을 얻을 수 있고, 알코올 사용에 대한 인지 방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연령 차이가 6년 미만일 경우 형제간의 경쟁과 갈등이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6년 이상일 경우 마치 외동처럼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한국 청소년개발원, 200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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