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발달적 특징_Ⅲ

3. 청소년기 인지적 발달

1) 피아제의 이론에 근거한 청소년기 인지발달 특성

 피아제가 제시한 형식적 조작기의 특성에 근거하여 청소년기 전반적 인지발달 특성을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가능성에 대한 사고 능력

 가능성에 대한 사고 능력이란 어떤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아동은 구체적인 사실에 국한되니 사고만을 할 수 있지만 청소년은 추상적인 대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 내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기에는 연역적 추리와 가설적 사고가 가능하다. 연역적 추리란 일반 전제로부터 논리적인 결론을 끌어 내는 추리 과정으로서 근거 자료를 통해 논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귀납적 추리에 비해 좀 어려운 사고 과정이다. 가설적 사고란 가능한 결과를 예측해서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것으로 청소년기에는 이러한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즉, 청소년기가 되면 가설 검증적이며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피아제는 청소년기의 조합적이고 체계적인 사고 과정을 실험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같은 모양의 5개 용기 A, B, C, D, E에 들어 있는 무색의 액체를 섞어서 노란색의 액체로 변하는지 찾으라는 과제를 주었을 때,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은 시행착오적으로 섞으면서 우발적으로 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형식적 조작기 청소년은 5개의 용기에 들어 있는 액체를 섞을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경우를 미리 생각하고 하나씩 체계적으로 점검해 나가는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다. 5개 용기의 액체를 섞는 방법으로는 용기 2개씩 섞는 경우 1회를 모두 합쳐 총 26회가 있는데, 형식적 조작기 청소년은 한 경우도 빼놓지 않고 하나씩 점검해 가면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사고가 가능하다. 청소년의 논리적 사고 능력은 물리적 대상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대상으로 확장된다. 자기의 미래 직업이나 역할을 상상하고 도덕적, 정치적 주제에 애해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한다. 또한 가능성이 실현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며 발전적인 사고를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격차로 인해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자아중심적 사고를 하기도 한다.

 

(2) 추상적 개념에 대한 사고 능력

 추상적 개념이란 감각을 통해서 직접 경험될 수 없는 개념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랑, 자유, 용서 등과 같은 개념은 존재하는 개념이긴 하지만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없다. 이런 추상적 개념에 대한 사고 능력은 삶의 의미와 인간관계를 생각할 수 있게 하며 사회인지 발달로 이어진다. 

 사회인지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본이 되는 능력으로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 의도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사회인지가 발달되어야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청소년기에는 아동기에 비해 대인관계나 인간의 행동에 대해 더욱 성숙한 사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인지가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은 대인관계에 있어서 부적응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3) 사고 과정에 대한 사고 능력

 사고 과정에 대한 사고를 초인지라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떤 방법을 쓰면 더 암기를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으로 암기라는 사고 과정에 대해서 더 효과적인 방법을 사고하는 것이다. 

 사고 과정에 대한 사고 능력의 발달은 청소년기의 자의식적 사고의 발달과 관련 있고 자아 중심성의 발달과도 관련이 있다. 자의식적 사고란 타인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의 관심이 자기에게 향하게 되고 자기에 대한 지속적인 생각을 통해 청소년기 자아 정체감이 발달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의식적 사고에 빠지게 되면 청소년 특유의 비논리적이고 자아중심적인 사고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4) 복합적인 사고 능력

 복합적인 사고란 한 번에 한 차원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원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이다.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이런 사고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복합적인 사고 능력은 자아개념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 능력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은 자신의 다양한 특성을 다양한 상황과 동시에 고려하여 복합적인 자아개념을 갖는다. 이런 능력은 자신만 아니리 타인을 이해하는 데도 적용된다. 

 

(5) 상대주의적 사고 능력

 상대주의적 사고란 옳고 그름을 흑백논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상대주의란 모든 진리나 가치의 절대적인 타당성을 부인하고,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보는 입장을 말한다. 상대주의적 사고의 발달로 청소년기에는 이전에 절대적인 진리라고 보았던 것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이전에는 부모의 말이나 행동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겼지만 형식적 조작기에 접어들면서 부모의 지시나 요구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거나 저항하여 부모와의 갈등이 증가한다. 이렇게 매사에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면 청소년은 보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지식을 이해하는 사고 능력이 발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