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의 이해와 개입_Ⅲ

3. 청소년기 부적응 문제와 개입

1) 부적응 문제

 청소년기의 부적응 문제는 내재화 문제와 외현화 문제로 분류할 수 있다. 내재화 문제는 부적응의 표현이 과잉 통제되어 소극적이고 억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우울, 불안, 섭식장애 등 정서적, 인지적 부적응 증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외현화 문제는 감정이나 행동의 적절한 통제가 결여된 부적응으로 약물중독, 비행, 학교폭력 등의 문제행동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각 유형에 속하는 부적응 문제가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경우 약물 중독의 문제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적응 문제를 경험하게 되면 청소년기를 행복하게 보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성인기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헛되게 보냄으로써 성인이 되어서의 삶까지 부정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부적응에 대해 사회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이러한 관심이 청소년기가 문제가 많은 시기임을 시사하기도 하지만 부적응 문제가 특히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한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스타인버그(Steinberg, 2011)는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부적응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첫째,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부적응의 문제가 이전 시기에 시작된 문제도 많고 청소년기에 발생한 문제가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기 부적응의 문제의 원인을 청소년기 발달 특성상의 문제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둘째,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으로 급격하고 주요한 변화를 겪는 발달적 전환기에 발생하는 실험 행동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령, 청소년이 호기심이나 친구의 강요로 술을 마시고 취할 수 있지만 이런 경험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알코올 중독자가 되거나 비행 청소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행동을 '위험 행동(risk behavior)'이라고 하는데 위험 행동이 문제행동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지만, 정상적인 청소년기 행동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기 위험행동의 긍정적 발달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부적응 행동으로 단정 지을 것이 아니라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위험 행동의 기능저거 측면을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 부적응 문제는 가족, 또래, 학교, 지역사회, 매체 등의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청소년기 부적응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청소년기 특유의 발달 특성만 아니라 맥락적 요인의 효과를 알아야 한다.

 

2) 위험 행동

 청소년기는 발달 특성상 불안정성을 갖고 있으며 홀로서기를 위해 다양한 역할 실험을 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아동이나 성인보다 모험적이며 무모하고 때로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 이런 행동을 위험 행동이라고 하고 위험 행동은 청소년기 정상적인 발달의 결과이지만 부적응 행동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위험 행동이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법적,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는 무모한 행동으로 사회 규범에 저촉되거나 사회적 지위를 위협하는 행동이지만 반드시 문제행동으로 발전하는 행동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험적인 행동 등 사회문화적으로 허용되는 행동까지 포함한다. 신체적 부담을 주는 행동의 예로 싸움, 흡연, 음주 등이 있고 사회적 지위를 위협하는 행동의 예시로 가출, 결석, 학업 중단 등이 있다. 이러한 행동을 비행 혹은 문제행동이라고 보지만, 사회와 문화에 따라 반드시 법에 저촉되는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소년기의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 행동을 단순한 일탈행동이나 문제행동으로 낙인찍고 행동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위험 행동의 발달적, 사회적 기능을 파악하고 문제행동으로 발전하지 않게 중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기 위험 행동 발생 원인과 기능을 알아보아야 한다.

 발생 원인으로는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인적 요인은 성호르몬 분비의 증가, 자기중심적 사고, 감각 추구 성향 등이 있다. 성호르몬 분비의 증가는 성적 욕구나 충동성을 증가시키고 무모한 성적 위험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자의식적이고 자기를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비합리적 사고를 말한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갖거나 자신에게 위안을 부여하는 면도 있으나 심해지면 자기를 특별한 존재라고 보는 믿음이 불멸성에 대한 믿음으로 발전하여 위험 행동을 서슴지 않게 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청소년기 성호르몬 분비의 증가와 자기중심적 사고의 증가는 감각 추구 성향의 증가로 이어진다. 감각 추구 성향이란 '신체적, 사회적, 법적, 재정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다양하고 신기한, 복잡하고 강한 감각이나 경험을 추구하는 요구'다. 청소년기에 증가하는 감각 추구 성향이 과속운전, 성행동, 약물 사용 등의 위험 행동 발생이나 증가와 관련있다.

 환경적 요인도 청소년기 위험 행동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미시체계에 속하는 가족, 또래, 학교의 특성이 청소년기 위험 행동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가족의 경제적 빈곤,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 위험 행동을 부추기는 또래의 압력, 안전하지 않은 학교나 지역사회의 분위기 등이 있다. 

 한상철(2015)은 청소년 문제해결을 위해 청소년기 위험 행동의 긍정적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면서, 청소년이 어른에게 복종적이고 사회규범을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일상적인 생활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기성 사회의 전통적인 사고와 행동을 따르기만 한다면 발전 가능성과 자기 창조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험 행동이 부적응 행동으로 발전될 가능성을 완화해 주는 기능을 하는 요인을 보호 요인(protective factors)이라 한다. 

청소년기 위험 행동의 보호 요인으로는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신념, 위험 상황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대치 전략, 부모의 관심,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의 지지, 안전하고 나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분위기 등을 들 수 있다. 

 

3) 청소년 상담

 청소년 상담은 위험 행동만 아니라 위험 행동의 부정적 결과로 발생하는 부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적인 개입 행위다. 그리고 문제의 예방과 청소년의 발달적 잠재력을 개발하는 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 또한 청소년 상담의 대상은 청소년 개인과 환경을 모두 포함한다. 

 청소년 상담이론은 부적응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한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개입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이론의 관점에서 청소년 부적응 문제를 다루느냐에 따라 문제 원인에 대한 판단 방법이나 개입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조력적 면담을 말하지만, 청소년 상담은 직접적 대면 상담, 인터넷을 활용한 사이버 상담, TV와 책을 활용하여 교육과 자문 활동을 하는 간접적 상담도 포함한다. 이는 청소년 개인만  아니라 청소년 발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맥락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