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담이론_Ⅲ

3. 인간중심 상담이론

 인간중심 상담이론은 칼 로저스(Carl R. Rogers, 1902~1987)에의해 창시되었다. 그의 내담자 중심 상담은 1961년 이후 '인간중심 상담'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자기 이론을 발전시켜 나갔다.

 

1) 기본 가정과 주요 개념

(1) 현상학적 세계

 로저스는 같은 사건도 그 사건을 경험하는 개인마다 다르게 지각하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은 모두 다르다고 했다. 현상학적 세계는 사람이 현재 여기에서 지각하고 경험한 세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의식과 무의식 수준, 개인 내적 및 외적 세계가 다 포함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현상학적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내담자의 현상학적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상담자는 먼저 내담자의 내면세계에 들어가야 하고, 내담자의 세계관을 내담자의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그의 세계관을 공감해 주어야 하고, 내담자에 대한 공감적 수용을 비판 없이 전달해 주어야 한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세계와 그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배워서 그의 현상학적 세계를 이해해 주는 것이 내담자의 치유력, 즉 자기실현 경향성을 회복시켜 주게 된다. 

 

(2) 자기

 '자기(self)'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에 따라 자신은 물론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다. 자기는 어린 시절에 형성되어 성장하는 동안 다양한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성숙해지고 복잡해진다. 자기는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즉 자기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개념은 현실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로 구분되는데, 현실적 자기는 자신을 현재 어떤 사람으로 인식하는지와 관련되고, 이성적 자기는 앞으로 자신이 어떠한 존재가 되고 싶은지와 관련 있다. 이 두 자기

간의 불일치가 커지게 되면 상처받기 쉽고 불안을 느낀다. 불일치는 그 사람의 통합감과 전체감을 잃게 하고, 심리적 갈등과 문제를 겪게 한다. 

 

(3) 자기실현 경향성

 자기실현 경향성은 모든 인간이 본성적으로 자기를 보전, 유지하고 향상해서 마침내 자기를 실현하고자 하는 성향을 말한다. 로저스는 적절한 환경이 제공되면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성장할 수 있고, 자기 문제를 이해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인간의 자기실현 경향성은 유기체의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생득적 경향성을 뜻하고, 자율성을 향한 발달 과정이며 타율성이나 외부 통제로부터 벗어나려는 경향이기도 하다. 로저스는 이 경향성이 인간의 가장 주된 동기이며 다른 모든 동기의 원천이 된다고 했고, 이 경향성이 차단되거나 봉쇄되면 인간은 부적응적 문제를 보이게 된다.

 

(4)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  

 로저스는 자기실현 경향성을 성취한 사람들을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이라 불렀고, 그들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제시했다.  

먼저, 그들은 경험에 대해 개방적인 사람이고, 삶의 매 순간에 충실하게 실존적인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고, 실존적인 삶의 순간에 타인이나 사회의 규범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유기체적인 경험을 신뢰하여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한다. 또한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가며,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감당한다. 이들은 자기가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서 창의적이며 건설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능력을 지녔다.

 

(5) 변화의 필요충분조건

 로저스(1957)는 인간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이 조건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에서 주어지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에 대한 공감적 반영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와 공감적 관계를 잘 맺는 이런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을 수용하게 되고, 자기 내면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로저스가 제시한 변화의 필요충분조건은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조건은 치료자와 가족구성원 간의 관계, 즉 심리적 접촉이다. 이것은 다른 나머지 다섯 가지 조건의 기초가 된다.

 • 두 번째 조건은 내담자의 불일치(부조화), 즉 심리적 고통이다. 상처를 받았거나 불안하고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사람을 내담자라 부른다. 이들의 개인 간 불일치와 개인 내 불일치 모두를 상담 과정에서 다룬다.

 • 세 번째 조건은 상담자의 존재로 상담자는 상담 관계에서 일치적이고 통합적이어야 한다.

 • 네 번째 조건은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으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무조건 긍정적인 존중을 해 주어야 한다.

 • 다섯 번째 조건은 내담자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공감하기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참조체계에 대해 공감적인 이해를

하고 이 경험을 내담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여섯 번째 조건은 이해하고 존중됨에 대한 내담자의 지각과 확인이다. 내담자는 자신이 무조건 긍정적인 존중을 받고 있음과 공감적으로 이해받고 있음을 경험해야 한다.

 

2) 상담 목표와 과정

 인간중심 상담의 상담 목표는 내담자가 자신의 힘으로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내담자의 자기실현 경향성을 향상해 주고, 성장하여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인간중심 상담자는 내담자가 가지고 온 특별한 문제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그 대신 내담자와의 관계 형성에 중심을 두며 긍정적 관계 형성을 위해 조건없고 온정적인 태도로 반응하기, 문제를 해결하는 내담자의 능력 존중하기, 감정이입으로 내담자의 입장 이해하기를 강조한다. 인간중심 상담기법은 내담자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내담자가 그 자신과 세계를 탐색하고, 감정을 표현하도록 용기를 불어넣는 데 효과적이다. 

 내담자가 변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제시한 인간중심 상담의 7단계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 1단계, 소통의 부재: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문제에 대한 자신의 몫이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2단계, 도움의 필요성 인식 및 도움 요청: 1단계의 특징을 내담자가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 3단계, 대상으로서의 경험 표현: 내담자는 자기 경험을 표현하고, 받아들이지만 그러한 경험은 대상화되어 있어서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표현되거나 타인의 것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 4단계, 지금–여기에서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과거의 경험이 지금–여기에 주는 개인적 의미를 탐색한다.

• 5단계, 감정 수용과 책임 증진: 내담자는 자기감정을 현재 시제로 자유롭게 표현하기 시작하고 감정은 충분한 경험에 가까워진다. 내담자는 자신이 경험하는 것이 모순되거나 고민됨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자기 것으로 모두 받아들이면서 통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 6단계, 경험과 인식의 일치: 대상으로서의 자기는 사라지고 내담자가 경험한 것이 모두 자기 것으로 통합된다. 따라서 내담자가 하는 경험의 순간이 더 명확해지고 확실해진다.

• 7단계, 자기실현의 경험: 내담자는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 태도가 무엇인지 명확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알기 위해 노력한다. 내담자는 자기 행동과 행동의 흐름, 변화의 특징을 그의 모든 심리학적인 삶 속에 통합시키고 이것이 그의 새로운 구조의 성격이 된다.

 

 인간중심 상담 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는 상담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실한 보살핌, 존중, 수용, 이해의 태도를 취해야 한다. 상담자 자신이 진실하지 않은 상태, 즉 자기지각과 현실 경험 간의 괴리 상태에서 상담을 시작한 상담자는 상담하면서 자기감정을 경험하고 탐색한다. 자신이 누군가의 평가나 판단 없이 진실하게 존중, 수용, 이해받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인간중심 상담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핵심 상담기법은 무조건적인 긍정적 수용, 진실성, 공감적 이해이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수용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한 사람의 인격체로 무조건 비판없이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모습을 수용해 주는 것이다. 

 진실성이란 내담자와 관계를 맺는 모든 순간에 상담자가 자신이 내면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바를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공감적 이해는 내담자의 생각, 감정, 경험에 대하여 상담자 자신의 주관적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상담자 자신의 감정인 것처럼 내담자의 입장에서 듣고 반응하는 것이다. 

로저스는 이 세 가지 기법이 내담자의 긍정적인 행동과 경험의 변화를 촉진하는 상담자의 태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