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발달과 맥락_Ⅸ

6. 일과 여가

1) 일의 특성

 일은 경제적 의미, 사회적 의미, 심리적 의미를 지닌다.

경제적 의미에서 보면 개인은 일을 통해 소득을 얻고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사회적 의미에서 보면 개인은 직업의 직책과 기능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

심리적 의미에서 보면 직업은 자아를 실현하는 기회가 되며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회가 된다. 

 만 18세 이상 청소년 근로는 관계 법령에 의해 성인의 근로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데, 만 18세 미만 연소자의 근로는 관계

법령에 의해 특별한 보호를 받게 되어 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4). 

 청소년의 근로활동 참여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데 청소년 참여, 청소년 발달, 청소년 학습, 청소년 문화, 적극적인 청소년 복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청소년 참여론적 시각에서는 청소년의 일에 대한 욕구는 가정이나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권리를 찾으려는 노력이므로, 청소년의 일은 자기 권한을 강화하기 위하여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 발달론적 시각에서는 청소년기의 발달과업을 형성하는 시기이므로 일은 청소년에게 사회 내의 위치를 알려 주며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일의 유형과 근무 환경에 따라 유해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므로 청소년 특성과 발달단계를 적절히 고려하는 것이 건전한 발달에 필수적이다.

 청소년 학습론적 시각에서는 청소년의 일은 학교와 현장을 연결하여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체험학습의 과정이다. 

 청소년 문화론적 시각에서는 청소년 아르바이트 참여가 청소년 문화 특유의 집단적인 소비 행위와 연관되어 있으며, 일탈이나 반학교 문화와도 연관되어 있다. 

 적극적인 청소년 복지론적 시각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장애가 있거나, 사회적으로 유리된 청소년에게 소극적으로 공공부조를 제공하기보다는 적극적 복지로 공용을 통해 자리 기반을 제공하고 사회에 통합하게 한다고 본다. 

 2009년 이후 청소년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2015년 15~24세 청소년 취업자(166만6천 명)는 2014년(160만4천 명)에 비해 6만2천 명이 증가했다. 특히 후기 청소년(19~24세)의 경제활동(아르바이트) 참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체 취업자(2,593만 6천 명) 중 청소년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6.4%로 나타났다. 

 후기 청소년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된 목적으로 '생활비(용돈)를 벌기 위해'라는 응답이 68.5%, '원하는 것을 구입하기 위해'가 10.9%, '등록금을 벌기 위해'가 8.4% 순으로 파악되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5). 이러한 결과는 후기 청소년이 직업 체험이나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비(용돈)을 충당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주당 평균 아르바이트 시간을 조사한 결과, '주 15시간 이상~40시간 이하로 일한다'가 58.5%로 가장 높았으나, 주 40시간 넘게 하는 경우도 15.1%였다.

 

2) 일과 청소년 발달

 취업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직업의 유형보다는 일하는 시간이 주 20시간을 초과할 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Collins & Steinberg, 206). 

 일이 청소년 발달에 주는 영향으로 책임감, 학업, 문제행동 등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그 영향은 일의 특성과 근무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일이 책임감이나 의사결정 기회를 준다면 청소년이 유능성을 발달시킬 수 있지만, 근로 시간이 주 20시간을 초과하는 장기 근무일 때 성적, 비행, 약물 사용의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장기 근무시간은 청소년에게 이득보다는 손실을 더 많이 초래한다. 

 아르바이트 경험은 학업, 심리적 및 정서적 발달, 사회적 발달, 비행, 진로 및 직업발달, 경제 의식 및 소비 습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업 측면에 대한 긍정적 효과는 학교중퇴 가능성을 줄이고, 시간 관리, 책임감 획득, 직업 가치관 형성에 유용하다. 부정적 효과는 단순직에 국한된 아르바이트는 진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학교 수업에 지각을 하거나 학교 성적을 부진하게 하기도 한다.

심리 · 정서적 측면에 대한 연구에서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청소년의 긍정적 정신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고 낮은 자아존중감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도 한다.

사회적 발달 측면에서는 아르바이트가 사회적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고 부모와 갈등이 있는 청소년에게 도피처가 될 수 있으나 시간 부족으로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유대가 약화한다는 연구도 있다. 

청소년 비행 측면에서는 아르바이트가 청소년의 문제행동이나 비행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장이 있으나, 아르바이트 종류나 유형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다. 

진로 및 직업발달 측면에서는 아르바이트 경험은 직업의식이나 직업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어 현실적이고 외재적인 직업 가치관을 형성하게 한다고 했다. 

경제 의식 및 소비 습관 측면에서는 아르바이트는 소비 행동 및 소비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아르바이트가 경제관념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청소년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때 여러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4). 가령, 기성세대가 청소년의 일자리 참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거나, 청소년이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문제도 있고, 청소년이 일자리에 참여하는 기회가 부족하고, 근로계약 위반, 저임금 및 임금체불, 인격모독이나 폭력 같은 부당행위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청소년의 일자리 참여를 증진하기 위해 기성세대가 청소년을 사회적 동반자로 생각하고, 청소년도 일자리 참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청소년에게 근로자로서의 현실적 지위를 부여하고, 다양한 청소년 고용 프로그램을 개발, 지원해야 한다.

 

3) 여가의 특성

 

 네덜란드의 요한 호이징어(Johan Huizinger)는 인간의 유희적 특성을 강조하여, 호모루덴스(homo ludens)라는 용어를 창시했는데, 그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문호는 놀이에서 비롯되었다. 여가란 사전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기 충전과 휴식을 겸한 다양한 취미활동이 포함되는 경제활동 이외의 시간으로 개인이 처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을 뜻한다(한국학중앙연구원, 2018). 일반적으로 여가(leisure)는 의무적 일이나 직업적 업무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즐기는 여유로운 휴식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취미활동을 뜻한다.

 여가란 자유로움을 인지하는 경험이며 교육과도 관계가 있는 개념임을 내포하고 있다. 여가의 개념은 시간, 활동, 마음의 상태로 접근될 수 있는데, 노동에서 벗어나나 자유로운 시간, 자유시간에의 자발적인 활동,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여가는 자유를 바탕으로 하며, 즐거움을 수반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발전과도 연관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여가 활동은 신체의 욕구충족, 자아실현, 사회관계 형성과 같은 다양한 정서적 욕구를 체험할 수 있다. 여가 활동 선택이나 참여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연령, 성별, 교육 수준과 같은 개인적 요인, 수입, 사회적 신분, 사회적 분위기 같은 사회적 및 상황적 요인, 자원의 이용가능성, 위치 및 거리, 정책, 시설 및 관리와 같은 기회적 요인이 있다. 

 미국 청소년의 여가시간(40~50%)은 학교와 일을 합친 것(35~40%)보다 더 많다고 한다. 10대는 학교 활동보다 여가 활동을 더 많이 보내고, 가족과 같이 있기보다는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고, 학급에서보다는 음악, 인터넷, TV에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 학교나 직장에서는 타인의 지시를 받지만, 청소년은 자기가 선택한 여가 활동을 통해 심리적 웰빙을 증진하게 된다(Collins & Steinberg, 2006). 

 이순형(2006)의 국내연구에서는 한국 아동의 일상생활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여가생활을 12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조사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여가 시간은 평일 1~2시간(28.4%), 2~3시간(23.5%) 순으로, 휴일에는 5시간 이상(41.5%), 2~3시간(14.5%) 순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여가 활동 장소로는 약 3/4(74.6%)이 자기 집이었고, TV 및 비디오 시청으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여가와 청소년 발달

 여가는 전반적인 삶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청소년은 여가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사회적 가치를 학습해 나간다. 청소년의 여가 활동은 인격 형성에 효과적이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체험할 수 있으며, 주체성이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2012년부터 주 5일 수업이 도입되면서 청소년의 여가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온라인상의 여가 활동 참여율이 높은데, 야외여가활동이 줄어들고, 사이버 여가 활동은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여가의 문제점으로, 가족 중심의 여가 활동이 부족하지만, 홀로 하는 여가문화가 성행하고 개인적인 흥미 위주의 사이버문화가 확대되면서 여가 활동이 감각적이고 획일적인 경우가 많고 실내형 위주의 정서적 놀이가 중심을 이루며, 전통적 여가 활동이 계승되지 않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한 개선 방향으로 건전한 가족 여가문화의 인식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고, 학교에서 여가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해야 하며, 공동체적 놀이공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