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의 이해

집단과 개인_Ⅱ

by 빛글.S 2023. 11. 16.
반응형

2. 개인에게 미치는 집단의 영향

집단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회적 영향이라고 한다.

1) 집단에 대한 동조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집단의 의견에 따르는 것을 동조(confirmity)라고 한다. 동조는 애매하고 분명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많으며 개인주의 문화인 미국보다 집단주의 문화인 일본에서 더 분명히 나타난다.

애매하고 분명하지 않는 상황에서 집단에 동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명확한 상황에서도 동조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애쉬(Asch,1955)의 실험에서 동조가 일어나기 어렵지만 사람들은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려 하였다. 이는 집단에 동조함으로써 집단에서 인정 받고 동조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배척 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집단에 대한 동조는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동조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동조하는 이유는 집단의 거부를 피하고 사회적 인정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규범적 사회영향(normative social influence)이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집단은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이러한 정보는 사회적 상황에서 적응적인 행동을 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를 정보적 사회영향(informational social influence)이라 한다. 가령, 처음 가는 파티에서 타인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은 어색한 상황을 피하게 해준다. 한편 동조경향에서는 남녀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즉, 여성은 타인과 조화를 이루도록 사회화되기 때문에 집단에 동조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비해 남성은 독립적으로 행동하도록 사회화되기 때문에 집단 의견에 동조하려는 경향이 적고 사적인 상황보다는 공적인 상황에서 더 분명히 나타난다.

2) 권위에 대한 복종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유대인에 대한 나치의 만행이 밝혀지면서 어떤 학자는 극단적 상황에서의 만행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하고 어떤 학자는 인간에게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논쟁이 합법적인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밀그램(Milgram, 1963) 연구가 이루어졌다.

 밀그램은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학습상황에서 처벌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주고 학생에게 단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도 하도록 했다. 실험이 시작되면 학생이 단어를 외우다가 실수했을 때 15V에서 " XXX"라고 쓰여진 450V까지 30개의 페달을 당겨 전기쇼크를 주도록 지시했다. 실험이 시작되기 전에는 자기가 학생에게 전기쇼크를 450V까지 가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학생이 실험을 그만두게 해달라고 벽을 치는데도 불구하고 실험자의 요청에 따라 65%의 실험 참가자가 450V까지 전기 쇼크를 주었다.

밀그램의 실험장면

이 결과 합법적 권위를 가진 사람이 명령을 내리면 대부분 사람들이 비인간적인 명령이라도 복종하려는 경향이 있음 보여주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참가자가 실험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볼 수 있었거나, 전기쇼크 장치를 선생님에게 직접 설치하도록 하거나, 몇 명의 실험자들이 서로 다른 명령을 내릴 경우 참가자들은 실험자가 요구하더라도 학생에게 전기쇼크 주는 것을 거부했다. 이것은 부당한 명령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올 수 있다고 느끼거나 명령자의 권위가 높지 않을 경우 불복종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당한 권력에 저항할 수 있을까?

첫째, 개인이 자신의 비인간적 행동으로 인한 책임을 타인이나 사회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는 누구 한 사람이 나서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런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하며 자기 행동이 사회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둘째, 권력의 압력에 저항하는 불복종 모델을 자주 접하게 될수록 우리도 부당한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된 것도 독재권력에 불복종한 모델이 되어준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이다.

셋째, 권력을 가진 사람의 정통성이나 개인적인 문제 등을 의심하여 권력기반을 약화시키게 되면 명령에 저항할 수 있다.

이것은 특정 개인이 하기보다 우리 사회 모순과 문제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미디어가 해줘야 할 역할이다.

 

3) 다수에 대한 소수의 영향력

 우리는 결론짓기 어려운 문제에 있어서 다수결의 원칙에 따른다. 하지만 때로는 소수의 의견이 더 합리적일 때가 있다. 그럼 소수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스코비치와 페르소나즈(1980)의 연구에서는 어떤 색을 보여주고 그 색의 잔상을 보고하는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소수가 일관성 있게 틀린 정보를 말하면 집단의 의견에도 오류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수와 다수를 비교해 보면 영향력의 크기와 근원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다수는 영향력이 크고 즉각적 영향을 미치지만 소수는 영향력이 작고 점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룬 배경에 소수의 지식인과 대학생이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일관성 있게 확신을 가지고 설득한 영향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4) 타인이 있으면 평소보다 잘하거나 못하는 이유

 타인의 존재가 개인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또는 사회적 억제( social  inhibition)라 한다. 

 사회적 촉진에 대한 초기연구에서는 자전거 경주나 릴낚시 경기에서는 경쟁하는 타인이 있으면 기록이 더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의미철자를 학습할 때 타인이 있으면 오히려 수행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타인의 존재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일은 잘 학습된 반응을 필요로 하고 어떤 일은 새로운 반응을 학습해야 하는 일로 구분될 수 있는데 타인이 존재하면 각성수준이 높아지면서 그 상황에서 익숙한 행동들이 유발된다. 따라서 익숙한 일들은 타인이 존재할 때 더 잘하게 되지만 새로 배워 익숙치 않은 일은타인이 존재할 때 더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홈그라운드 효과를 잘 설명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상대팀의 경기장보다 홈그라운드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데 이는 홈그라운드에서 관중이 홈팀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홈팀 운동선수의 각성수준을 높이며 더 나은 기량을 보이게 되고 승리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5) 집단의 의사결정 과정

(1) 집단극화

 집단극화 현상이란 집단에서 이루어진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정이 내려지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집단극화란 토론하기 전 중도적 입장을 취하던 사람들이 토론 후 오히려 극단적 입장을 취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인종문제 논의 과정에서 편견이 심했던 학생들은 더 편견을 갖게 되고 편견이 적었던 학생들은 더 편견을 갖지 않게 되었다(Myers & Bishop, 1970). 집단극화는 토론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선거 추세를 설명하는 데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선거에 서 진보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은 더 진보적이 되고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은 더 보수적으로 바뀌는 경향을 보인다( Bishop, 2004).

 집단극화는 왜 일어나는 걸까?

첫째, 집단 의견은 초기 여론 형성자의 입장에 의해 주도되기 쉬운데 여론 형성자들은 극단적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익숙하다.

둘째, 여러 사람들이 토론하다 보면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이 분산되므로 위험하더라도 쉽게 결론을 내리게 된다.

셋째, 여러 사람들이 토론을 하다보면 아주 모험적인 의견이더라도 널리 논의되다 보면 그 위험성이 과소평가되기 쉽다(Pruitt,1971).

넷째, 논의 주제에 따라 사회적 허용가치가 다르다. 

집단극화는 언제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일반적응로 집단 형성이 되기 시작하는 시기나 새로운 대상에 대한 태도가 형성되는 시기 또는 집단 구성원 간의 관계가 밀착되어 있지 않고 유동적 시기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Smith & Bond, 1993).

집단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토론은 언제니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며 때에 따라 집단극화로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 집단사고(group thinking)

 집단이 의사결정을 하다보면 집단의 압력에 의해 현실성이 정확히 검증되지 못하고, 왜곡된 기준에 의해 상대방을 평가하는 등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집단사고라 한다. 집단사고에 대한 연구는 캐네디 대통령 시기에 내각과 정보기관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발생한 쿠바침공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캐네디 대통령은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재니스(Janis)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였다. 그 결과 집단의 응집성이 강하여 서로 방패막이가 되어 있으며, 외부 전문가의 참여나 정보가 차단되어 있고, 그 집단의 리더가 토론보다는 자기주장을 먼저 제시하며 그로 인해 찬반토론이 허용되지 않는 토론방식이 선호될 경우 집단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집단사고에 빠지게 되면 자신들의 결정이 완벽하고 논리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고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는 집단압력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집단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단의 지도자는 자기의 선호를 미리 밝히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집단을 여러 하위집단으로 나누어 독립적으로 토론한 후 함께 모여 차이를 조정하는 토론방식으로 집단 응집성의 경향을 줄이고 뇌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문제를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 쿠바침공사건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도 여전히 집단사고를 보였다. 미국 상원 정보 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하기 전에 가능한 대안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집하였고 집단 내에서 비판을 억제했다고 한다.

 

 

반응형

'심리학의 이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단과 개인Ⅳ  (0) 2024.01.02
집단과 개인Ⅲ  (0) 2023.11.18
집단과 개인_Ⅰ  (0) 2023.09.26
공격행동과 친사회행동_Ⅳ  (0) 2023.09.12
공격행동과 친사회행동_Ⅲ  (0) 2023.09.02